2014년 8월 9일
필자는 중국 향도를 정식으로 접하기 전에 침향에 대한 책<장엄한 향기의 세계>을 2011년에 제작하고 2013년 겨울 정진단 선생의 중국향도를 접하면서 향을 즐기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몇차례 배우면서 그동안 차에 전념해 왔던 필자는 배우기 전의 생각이 차와 향은 같이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몇 번의 경험과 공부로 이 두 분야는 전혀 다르면서 어떤 공통점이 생기고 있었다. 어설픈 지식으로 같이 갈 수 있다라는 것보다 두 분야가 묘하게도 서로 얽히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차를 먼저 한 사람들은 차 속에 향이 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침출되어 퍼지는 잠재적인 향에서 향만을 추출하여 그 진향을 즐기는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액기스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에스프레소의 원액에 가까운 현상과 은은한 향을 즐기는 방향의 느낌 차이라고 하겠다.
관련 책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향을 진정으로 알게 되고 그 이면의 세계를 접하게 되면서 향(香)의 세계를 함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차나 차도구와 같이 어느 경험적 한계선을 넘게 되면 선입견에 대한 환상이나 오류가 무너져 내리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품향회라고 하면 그러한 향을 직접 숯불에 의한 격화법으로 훈향을 맞으면서 향을 즐기는 시간이다. 이것이 단순히 향만 맡는 것이 아니라 향도에 어울리는 예의범절을 배우면서 진행하는 것이 차와 은근히 닮아 보인다.
한가지 향을 맞고 처음에는 알아가면서 하는 것이지만 선생의 지도를 받으며 글을 작성하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옛날사람들은 시조를 읊으면서 하나의 향의 맡고 시 한 수 작성할 수 있는 정도로 공부가 된 사람들이 즐기는 자리로 발전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급자리 보다는 덜 부담스럽게 명상과 자연스러운 대화 혹은 그러한 문화적 풍류를 배운다는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이 또한 현대인들에게 힐링의 장소와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한다. 향을 접하는 그 순간 마음을 비우고 자신의 느낌만큼 표현하고 그러면서 스스로 향도의 방식을 찾아가면 될 듯하다.
실질적으로 향로를 보고, 그 향로 안에 어떤 절차와 방법을 거쳐 항이 얹어지고 그 향이 품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숯불이 강한지 약한지 강한 불기운이 향의 맛을 저해하는지 등등을 체험하면 회원들과 즐거운 시간은 소리없이 지나간다.
아직 잘 모르는 입장에서 품향회를 연 것은 그동안 <고급반 향도 수업>을 마치면서 스스로 품향회를 어떻게 진행하는 것인가에 대한 발표와 그 과정을 재확인하는 차원도 있었다.
공식적으로 제1회 중국향도 품향회는 필자를 포함해서 7명이 참석했다.